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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페이지 만든 데랑 연락이 안 됩니다."

이 말로 시작하는 문의를 생각보다 자주 받는다. 대부분은 사이트가 아직 멀쩡히 돌아가고 있는 상태다. 그래서 급한 줄 모르고 몇 달을 흘려보내다가, 도메인 갱신일이 지나고 나서야 연락이 온다.

나는 이런 문의를 받으면 사이트 주소부터 열지 않는다. 후이즈(WHOIS) 조회 창을 먼저 연다.

■ 화면이 아니라 등록인부터 본다

홈페이지는 도메인, 서버, 소스코드와 데이터베이스로 나뉜다. 셋 다 남의 이름으로 되어 있는 경우도 있고, 도메인만 내 이름인 경우도 있다. 이관이 가능한지, 얼마나 걸릴지는 거의 여기서 결정된다.

후이즈에서 보는 건 네 가지다. 등록인 이름, 관리 연락처, 만료일, 지금 어느 등록 업체에 있는지. .kr 도메인은 한국인터넷진흥원 후이즈검색에서, .com 같은 국제 도메인은 등록 업체 조회 화면에서 확인한다.

등록인이 의뢰인 회사 이름이면 그날 안에 방향이 잡힌다. 제작업체 이름이면 일정이 몇 주 단위로 늘어난다고 미리 말한다.



■ .kr은 길이 하나 더 열려 있다

이건 알아두면 좋다. .kr·.한국 도메인은 등록 정보에 적힌 휴대폰이나 이메일이 의뢰인 것이면, 제작업체를 거치지 않고 KISA 후이즈에서 인증코드를 직접 조회할 수 있다. 안내를 보면 등록대행자 이전 신청에 필요한 최대 32자리 코드이고, 등록인 본인인증으로 조회하게 되어 있다.

국제 도메인은 이 우회로가 없다. 지금 등록 업체 계정에 들어가야 인증코드가 나온다. 게다가 이전이 막히는 조건이 몇 개 있다. 신규 등록이나 기관이전 후 60일, 분쟁·보호 목적의 잠금, 인증코드 미발급, .kr은 만기일에서 7일 경과. 60일 제한은 도메인 탈취 대응 시간을 벌어 두려는 규정이라 사정 설명이 통하지 않는다.

그래서 나는 상담 초반에 만료일부터 확인하고, 급하면 갱신비를 먼저 내는 쪽을 권한다. 순서를 지키느라 도메인을 놓치는 것보다 낫다.

■ 서버가 끝내 안 열릴 때의 계산

명의변경 서류까지 넣었는데 서버 접근이 안 되는 경우가 있다. 업체가 자기 서버에 여러 고객사를 얹어 둔 구조였다면 특히 그렇다.

이때 나는 회수를 계속할지, 새로 만들지를 숫자로 비교해서 보여준다. 보이는 페이지는 미러링이나 웹 아카이브로 어느 정도 건지지만, 회원·주문·게시글 같은 데이터베이스는 방법이 없다. 여기에 몇 년째 밀린 보안 업데이트까지 얹히면 회수한 사이트는 취약점을 그대로 떠안은 채 출발한다.

의외로 재구축이 싸게 끝나는 경우가 꽤 있다. 대신 도메인만은 반드시 지키고, 옛 주소를 새 주소로 넘겨주는 처리를 해 둔다. 그것만 해도 검색 노출은 상당 부분 이어진다.



■ 넘겨받은 날 하는 일

접근 권한이 열리면 순서는 항상 같다. 백업이 먼저다. 소스코드 전체, 데이터베이스 덤프, 업로드 파일, 도메인과 메일 설정값. 이 네 가지를 내 저장소에 복사하기 전에는 설정을 건드리지 않는다. 이관하다 사이트가 멈춘 사고는 대체로 백업 없이 손부터 댄 경우였다.

백업이 끝나면 비밀번호를 전부 바꾸고, 남아 있는 관리자 계정과 접속 키를 뽑아 정리한다. 자동 갱신 결제수단과 도메인 등록 정보의 연락처도 그날 같이 바꾼다.

■ 그래서 계약서에 넣게 된 네 줄

이런 일을 몇 번 겪고 나서 유지보수 계약서에 고정으로 넣는 항목이 생겼다. 도메인·호스팅은 발주사 명의로 등록하고 업체는 관리 권한만 위임받는다는 조항, 인계 산출물 목록, 계약 종료 시 인계 의무, 저작재산권 양도 범위.

특히 마지막 항목이 자주 빠진다. 저작권법 제45조는 저작재산권을 양도할 수 있게 정해 두었지만 양도는 계약으로 이뤄진다. 계약서에 그 문장이 없으면 결과물의 권리는 만든 쪽에 남아 있다고 볼 여지가 크다. 만들 때 한 줄 넣어 두면 끝날 일이 나중에 분쟁이 된다.

이관 절차를 표까지 붙여 정리한 글은 웹셀러 인사이트(https://webseller.co.kr/)에 올려 두었다. 지금 같은 상황이라면 후이즈 조회부터 해 보길 권한다. 화면이 멀쩡한 지금이 가장 여유 있는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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